‘당구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33∙블루원리조트)가 여자프로당구 최다 6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새 역사를 썼다.
피아비는 9일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2차 투어 ‘실크로드&안산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용현지(22·하이원리조트)를 4-3(6-11 11-3 11-4 5-11 11-7 7-11 9-2)으로 꺾었다.
피아비는 지난 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우승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2020~21시즌 뒤늦게 프로로 전향한 피아비는 20개 대회 만에 6번째 정상에 올라 LPBA 최강자에 등극했다. 5회 우승자 김가영(하나카드)과 임정숙(크라운해태)를 제치고 단독 최다 우승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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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비는 한국으로 시집와 당구로 인생역전했는데,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000만원을 더해 누적 상금 2억원(2억1952만원)을 돌파했다. 피아비는 소속팀(블루원리조트)에서는 대기업 부장급 연봉을 받는다. 또 건자재 기업 에스와이, 캄보디아에서 인기가 높은 자양강장제(박카스) 제조사인 동아제약 후원도 받는다.
캄보디아 출신 피아비는 어릴적 의사를 꿈꿨지만 가난 탓에 학업을 포기했다. 고향 캄퐁참에서 새벽 4시부터 밤 8시까지 감자와 고구마를 캐고 밀가루를 만들었다. 하루 종일 일하면 한국 돈으로 2500원을 벌었다. 일주일에 만원 정도 벌면 온 가족이 이틀 먹고 살 수 있었다.
2010년 충북 청주시에서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던 ‘아빠보다 10살 많은’ 김만식씨와 국제 결혼을 했다. 이듬해 동네 당구장을 따라 갔다. 심심해 하니 연습구를 줬는데 팔이 길어서인지 곧잘 쳤다. 그날 남편이 3만원짜리 큐를 사줬다. 피아비는 인쇄소에서 박스에 구멍을 뚫고 큐가 반듯하게 나가는 연습만 3개월간 했다.
피아비는 인터넷으로 가난한 캄보디아 아이들을 보며 매일 울었다. 남편 김씨는 “나도 1960년대 중반 보리밥도 못 먹고 자랐다. 당신이 당구만 잘 치면 저들을 도울 수 있다”며 대회 출전비 40만원씩을 기꺼이 내줬다. 집에 ‘나는 이들을 위해 살 것이다’라는 한글 문구와 캄보디아 아이들 사진이 걸어둔 피아비는 2018년 세계여자3쿠션선수권 3위, 이듬해 아시아3쿠션여자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 프로로 전향한 피아비는 작년 6월에는 편찮은 부모를 한국에 모셔와 치료해드렸고, 엄마와 아빠가 보는 앞에서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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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비는 요즘도 옷도 잘 안 사는 대신 기회가 될 때마다 마스크, 구충제, 학용품을 사 캄보디아에 보낸다. 비 시즌에는 고향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최근에는 캄보디아에 ‘피아비 스포츠 종합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2019년 ‘다문화 당구 아카데미’에서 만났던 남편 김씨는 “평생 일만 하며 살았는데, 캄보디아를 찾아가 사람들을 도우니 그렇게 마음이 좋더라. 내가 이 사람을 도운 게 아니라, 이 사람이 날 도왔다”며 “내가 독하게 가르칠 때 피아비가 큐를 놓았다면, 난 외국에서 마누라를 데려다가 공갈친 나쁜 놈이 됐을 거다. 이 사람이 끝까지 참아 오늘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25/000329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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