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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달리 생식기 주변 병변
“성병 비슷해 진단 어렵다” 분석도
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올 5월 이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감염과 의심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전 세계 확진 사례의 90%가 유럽에서 나와 지역사회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31개국 4500건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지난달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유럽은 원숭이두창 확산의 진원지로, 여전히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클루주 소장은 설명했다. 그는 WHO가 현재까지는 원숭이두창이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지 않았지만, 추후 재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올해 5월 들어 발생한 원숭이두창 감염환자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기존 원숭이두창 증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성병과 비슷해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런던의 '첼시와 웨스트민스터 병원' 등 여러 기관 연구진은 이날 감염병 분야 학술지 랜싯 감염병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영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생식기와 항문 주변에 병변이 많고 열은 덜 나는 등 예전과 증상이 달라 진단을 못하고 지나칠 수 있다”면서 “원숭이두창의 정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5월 14일부터 25일 사이 런던의 성 건강 관련 병원에 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 54명 감염을 확인했다. 이들은 당시 영국의 원숭이두창 확진 건수의 60%에 달했으며 모두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이었다. 이 중 67%는 피로감을 호소했고 57%는 열이 있었다. 전원이 피부 병변을 갖고 있었고 94%는 병변이 항문과 생식기 주변에 있었다.
이와 달리 예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에서는 대부분 열이 났고 얼굴, 목, 팔다리 등에 피부 병변이 더 많았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지금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6분의 1은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버풀열대 의대 휴 아들러 교수는 그러나 AFP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원숭이두창이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를 보여주는 것 같지는 않다”며 “다른 연구를 보면 대규모 유전적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아프리카 등에서 퍼졌을 때는 감염된 동물이나 환자를 만졌기 때문에 손에 병변이 많이 나왔고 지금은 성관계를 통해 퍼지고 있어서 생식기 주변에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원숭이두창 감염이 계속되고 있으며 감염자 상당수가 동성애자, 양성애자, 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이라며 해당 집단에 주의를 촉구했다.